

중소벤처기업 M&A 전문 자문사 브릿지코드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 M&A 시장이 단기적 활황을 넘어 구조적 전환의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 환경, 인구 구조 변화, 지역 산업 재편, 글로벌 공급망 재정비가 동시에 작용하면서, M&A가 더 이상 ‘회사를 파는 선택지’가 아닌 중소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기고는 브릿지코드 M&A센터 전략실장 김수정 이사가 집필했으며, 중소기업 M&A 자문 현장에서 축적한 실무 경험과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5년 M&A 시장의 주요 흐름과 2026년 전망을 구조적으로 정리했다. 김수정 전략실장은 특히 “히든 챔피언이라 불리던 중소기업들조차, 더 이상 버티는 선택이 아닌 M&A를 통한 전환을 고민하는 시점에 들어섰다”고 짚었다.
김 실장은 첫 번째 흐름으로 고령화 심화와 ‘폐업 회피형 M&A’의 확산을 꼽았다. 중소기업 대표의 평균 연령이 60세에 근접하면서, 후계자 부재에 따른 승계 리스크가 제조업·도소매업·전통 서비스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유한 경우가 많아, 사모펀드(PEF)와 전략적투자자(SI)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 되고 있다. 김 실장은 “일본에서 이미 일반화된 폐업 회피형 M&A가 국내에서도 빠르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두 번째로는 지방 기업 M&A의 증가와 지역 산업 재편이 지목됐다. 인구 감소와 내수 축소라는 구조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지방 기업은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과 안정적인 고객 기반, 기술력, 수주 경쟁력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기업 규모 대비 기술·전문 인력·공정 경쟁력을 갖춘 ‘히든 챔피언’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포착되고 있으며, 향후 식음료·기계·부품·물류·B2B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지역 단위 산업 구조조정형 M&A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세 번째 흐름은 금리 안정기에 따른 재무적투자자(FI)의 복귀다. 김수정 전략실장은 “금리 부담이 완화되면서 사모펀드의 투자 전략이 다시 중소형 딜로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EBITDA 30~70억 원 수준의 안정적인 이익을 보유한 기업을 중심으로, 구조조정형 바이아웃이나 사업부 매각, 오너 리스크 해소형 인수가 점차 보편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네 번째는 기술 기반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M&A 확대다. AI, 로봇, 스마트팩토리, 바이오 등 기술 중심 산업에서는 규모보다 기술·인력·특허의 가치가 우선 평가되는 구조가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김 실장은 “중소기업 역시 특정 기술이나 데이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방어가 아니라 선제적 인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2026년을 전후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스카우팅형 M&A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섯 번째로는 글로벌 환경 변화에 따른 국경간 거래(Cross-border M&A)의 재가속이다. 김수정 전략실장은 미국 정치 환경 변화와 보호무역 기조 강화 가능성이 국내 중소 제조업의 해외 전략을 다시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생산 거점 인수, 현지 유통망 확보, 기술·인력 중심 기업 인수 등 현지화 목적의 M&A와 함께, 베트남·태국·멕시코 등으로 공급망을 재설계하는 우회형 투자도 동시에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김 실장은 M&A 실행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장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단순 중개를 넘어 ▷재무·세무·법률 실사의 체계화 ▷가치평가 모델 고도화 ▷정보 비대칭 해소 ▷사전 준비 중심의 거래 구조 설계가 자문사의 핵심 역할로 부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준비 부족이 곧바로 밸류에이션 하락과 거래 실패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단계에서의 전략적 자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정 M&A센터 전략실장은 “2026년의 중소기업 M&A 시장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구조적 성장 단계의 초입”이라며, “M&A는 더 이상 퇴로가 아니라 중소기업이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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