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벤처기업 M&A 전문 자문사 브릿지코드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국내 M&A 시장에서 지역 중소기업이 실적이나 경쟁력과 무관하게 저평가되는 구조적 원인을 짚었다. 해당 기고는 지역 기업이 ‘싸게 보이는 이유’가 개별 기업의 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가치평가 체계와 정보 전달 구조의 불균형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번 기고는 브릿지코드 M&A센터 전략실장 김수정 이사가 집필했으며, 지방 중소기업 M&A 자문 현장에서 축적한 실제 사례와 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역 기업 저평가 현상의 구조적 배경과 개선 방향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김수정 M&A센터 전략실장은 기고를 통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지역 중소기업이 수도권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한 검토 이전에 평가 절하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적이나 기술력과 무관하게 정보 접근성의 한계와 시장의 선입견이 먼저 작동하면서, 기업가치가 구조적으로 할인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지역 기업 저평가의 첫 번째 원인으로 비표준화된 가치평가 구조를 꼽았다. 다수의 지방 제조기업은 영업자산과 비영업자산이 혼재돼 있고, 토지·건물·설비의 소유 구조 역시 단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구조는 평가 과정에서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며, 대표자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는 ‘오너 리스크’로 해석돼 추가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이 된다. 기업의 본질적 경쟁력과 무관한 요소들이 가치 하락으로 연결되는 구조라는 분석이다.
두 번째 요인은 정보 비대칭성이다. 김수정 전략실장은 수도권에 비해 지역에는 전문 M&A 자문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돼 있지 않아, 기업이 보유한 기술력·생산 공정·고객 기반과 같은 질적 강점이 시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경쟁력 있는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정보가 부족한 매물’로 분류돼 불확실성이 큰 대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도 이러한 구조를 뒷받침한다. 벤처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M&A가 성사된 벤처기업의 8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김 실장은 이를 두고 “지방 기업의 경쟁력 부족이 아니라, 거래 정보와 전문 자문, 잠재 인수자 접근이 구조적으로 수도권에 편중돼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해석했다.
김수정 M&A센터 전략실장은 특히 지방 중소기업이 보유한 비가시적 자산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축적된 지역 공급망, 숙련 인력의 암묵지, 특정 품목에서의 사실상 독점적 지위, 공정 전환 과정에서 쌓인 실전 노하우는 외부 기업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경쟁력이다. 문제는 이러한 자산이 기존의 정형화된 평가 체계에서는 수치로 환산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브릿지코드는 이러한 구조적 왜곡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기업 특성을 반영한 가치평가 프레임 설계 ▲기업의 질적 경쟁력을 시장에 투명하게 전달하는 정보 구조 구축 ▲인수 이후 성장 전략까지 고려한 거래 구조 설계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 이는 인수자 관점에서도 불확실성을 낮추고, 지역 기업 M&A의 실질적인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접근이라는 설명이다.
김수정 전략실장은 “M&A는 단순한 숫자와 계약의 문제가 아니라, 평가 체계와 신뢰를 함께 설계하는 과정”이라며, “지역 기업이 저평가되는 이유는 경쟁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 경쟁력이 시장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구조적 불균형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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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보다 어려운 M&A의 진짜 리스크와 협상의 숨은 변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