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외식 시장에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국내 프랜차이즈 M&A가 자본 간의 덩치 키우기나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실현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글로벌 거대 자본이 한국 브랜드를 사들여 글로벌 영토 확장의 전초기지로 삼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 중심에는 필리핀의 외식 공룡 졸리비푸즈코퍼레이션과 전략적 파트너 엘리베이션에쿼티파트너스가 있다.
최근 졸리비·엘리베이션PE 컨소시엄은 ‘샤브올데이’를 약 1,300억 원에 인수하며 컴포즈커피에 이은 두 번째 빅딜을 성사시켰다. 이번 거래는 졸리비와 엘리베이션PE가 각각 70대 30의 지분을 나누어 갖는 구조로, 운영사인 올데이프레쉬 지분 100%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매각 과정에서 보여준 이들의 선별적 실리다. 매도인 측은 당초 명륜진사갈비와 샤브올데이를 묶어 파는 통매각을 추진했으나, 컨소시엄은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의 선명성을 위해 샤브올데이만 인수하는 결단을 내렸다.
결국 명륜진사갈비는 매각 대상에서 제외되어 기존 명륜당의 자산으로 남았고, 컨소시엄은 알짜 수익원만을 전략적으로 취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여기에 우리은행이 2,600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과 리파이낸싱을 단독 주선하며 이번 딜의 견고한 자금 우군으로 나섰다.
졸리비가 이토록 공격적으로 한국 브랜드를 사들이는 배경에는 대만 진출 당시 밀크티와 식사 브랜드를 결합해 현금 흐름을 장악했던 성공 방정식이 깔려 있다. 이들이 선택한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본사는 가볍게, 수익은 극대화하는 가맹점 중심 구조에 있다. 브랜드와 시스템을 제공하고 가맹점주와 이익을 나누는 방식을 통해, 본사는 적은 비용으로도 30~40%에 달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
특히 샤브올데이는 매장당 평균 매출이 33억 원에 달할 만큼 현금 창출력이 압도적이다. 여기에 명륜당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국내 PE들의 투자 제약(LP 리스크)을 역이용해, 경쟁자가 사라진 ‘무주공산’ 상태에서 협상 우위를 점하며 전략적인 가격에 딜을 마무리한 비즈니스 로직도 돋보인다.
결국 이번 M&A는 자본의 국적을 넘어선 상생과 역수출이라는 새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컨소시엄은 인수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의 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포용 금융을 내세우며 안정적인 통합 과정을 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이익을 짜내는 매수자가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키워 동남아 시장으로 역수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이제 한국의 김이 검은 반도체로 전 세계 식탁을 점령했듯, 졸리비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탄 컴포즈커피와 샤브올데이는 K-외식의 글로벌화를 이끄는 첨병이 될 전망이다. 국내 외식업계는 이제 내수용 브랜드를 글로벌 IP로 체질 개선하는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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