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8
초록마을, 자율구조조정 M&A로 다시 시험대에 오르다
국내 1세대 친환경 유통 브랜드 초록마을이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초록마을과 대주주 정육각은 2025년 7월 4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법원은 같은 날 개시를 결정했다. 현재 영업은 지속 중이며, 회생계획안은 9월 29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번 과정에서 신한캐피탈이 대주주 지위를 바탕으로 경영권 매각을 주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낮은 인수자금과 빠른 절차 진행이 장점으로 꼽히지만, 상당한 부채 부담과 협력업체 신뢰 회복 문제가 동시에 존재한다. 저비용 인수 기회와 재무 리스크가 교차하는 시점이다.
자율구조조정이 보여주는 새로운 M&A 방식
이번 거래는 전형적인 법원 주관 회생 M&A라기보단, 법원의 절차적 틀 속에서 민간 투자자가 매각·조정안을 주도하는 방식이 적용된 사례다. 법원의 감독을 받으면서도, 협력업체와 채권단 협상, 영업망 정상화 전략은 시장 참여자가 설계한다는 점에서 기존 구조와 차별성이 있다. 법정관리의 안정성과 민간의 실행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s)은 2011년 챕터11 파산보호 절차에서 US Airways와 합병하여 글로벌 항공업계의 주요 플레이어로 재도약했다. 이 사례는 법원의 절차적 강제력을 기반으로 채무 재조정과 인수 과정을 동시에 추진한 구조조정형 M&A다. 반면, 초록마을 사례는 법원 회생절차 하에 있으나 매각 구조 설계와 이해관계자 협상을 민간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차별적 의미를 가진다. 법원의 틀 속에서 진행되지만, 속도와 효율성을 시장 주도로 구현하려는 시도가 국내에서 실제 적용된 것이다.
M&A센터의 시각
이번 초록마을 매각은 단순히 저렴한 인수 기회라기보다 협력업체와의 신뢰 회복, 부채 관리 전략, 브랜드 재도약이라는 복합 과제를 동반한다. 인수자는 PMI(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단순한 재무 구조 조정보다 거래망 안정화와 친환경 소비 트렌드 선점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또한 채권단 설득과 신규 자본조달 능력이 성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이번 거래는 회생절차 안에서 진행되지만, 민간 주도형 구조조정의 성격을 띠고 있어 인수자의 실행력·협상력·자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친환경 유통 산업 내 구조적 변화를 선제적으로 포착하려는 기업에게는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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