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가 포털 플랫폼 ‘다음(Daum)’ 인수를 추진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업스테이지는 최근 다음 운영사인 AXZ의 모회사 카카오와 주식 교환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카카오가 보유한 AXZ 지분을 이전하는 대신 업스테이지의 일정 지분을 카카오가 취득하는 구조로, 다음의 기업 가치는 약 2,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이번 거래는 연 매출 300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이 매출 3,000억 원대의 레거시 플랫폼을 품는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선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업스테이지가 다음을 인수하려는 배경에는 기업공개를 향한 현실적인 계산과 기술적 갈증이 맞물려 있다.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상장을 준비 중인 업스테이지에 '매출 3,000억 원'이라는 다음의 외형은 2~4조 원대 기업 가치를 증명할 든든한 기초 체력이 된다. 하지만 그보다 본질적인 이유는 '데이터'와 '접점'에 있다.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한국어 데이터가 필수적인데, 다음이 30년간 쌓아온 카페, 블로그 등의 콘텐츠는 그 자체로 거대한 학습 데이터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반면 카카오가 다음을 매각하려는 이유는 사업 효율화와 리스크 관리 측면이 강하다. 한때 포털 시장 1위였던 다음의 점유율이 현재 2%대까지 하락하며 경영상의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카카오는 더 이상 성장 동력이 되기 어려운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카카오톡 중심의 핵심 AI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려는 전략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포털 서비스가 숙명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정무적 리스크를 덜어내려는 목적도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인수가 최종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단계가 많이 남아 있다. 30년 역사의 거대 조직인 다음과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 간의 조직적·문화적 융합(PMI)이 가장 큰 난관으로 꼽힌다. 또한 기업 고객 위주였던 업스테이지가 대규모 B2C 플랫폼을 운영하며 감당해야 할 규제 준수와 사회적 책임, 그리고 AI 검색 전환에 따르는 막대한 인프라 비용 역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결국, 이번 행보는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독자적인 AI 파운데이션 모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적극적인 성장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업스테이지의 기술력과 다음의 인프라가 만났을 때, 이것이 실제 재무제표상의 숫자로 어떻게 증명될지가 향후 시장 신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전략적 연합이 국내 콘텐츠 및 IT 업계에 어떤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지, 그 본격적인 항해의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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