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024년 기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침해 건수는 299건, 기업당 평균 손실액은 18억 2,000만 원에 달한다
- M&A 실사, 협력 논의, 투자 제안 등 '정상적 비즈니스 절차'를 빌미로 핵심 기술이 유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 기술력만큼 중요한 것은 딜 과정에서 자사 기술을 지키는 구조적 방어 전략이다
M&A를 빌미로 한 기술탈취, 4개 중소기업이 동시에 목소리를 냈다
2026년 4월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이례적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엔이씨파워, CGI, 티오더, 씨디에스글로벌 등 4개 중소기업이 각각 SK에코플랜트, 한화솔루션, KT, 인산가를 상대로 기술탈취 피해를 공개적으로 호소한 것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M&A 제안, 협력 논의, 기술 실사 등 정상적인 비즈니스 절차를 통해 핵심 기술 정보를 제공한 뒤, 협상이 일방적으로 결렬되고 유사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출시되었다는 것이다. CGI의 경우 한화솔루션과의 M&A 기술실사 과정에서 초박판 베이퍼챔버 기술을 제공했으나, 협상 결렬 6개월 만에 한화솔루션이 유사 기술을 양산에 적용했다고 주장했다. 티오더 역시 KT와의 인수 논의 과정에서 영업 전략과 기술 구조를 공유한 뒤, KT가 동일한 서비스인 '하이오더'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연간 299건, 기업당 18억 원의 손실이 보여주는 구조적 문제
이번 사건은 단발적인 분쟁이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대기업의 중소기업 기술 침해 건수는 299건, 기업당 평균 손실액은 18억 2,000만 원에 달한다. 경찰청은 지난해 기술유출 범죄 179건을 검거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5.5% 증가한 수치다.
더 심각한 문제는 피해 구제의 어려움이다. 기술탈취 관련 손해배상소송 승소율은 32.9%에 불과하며, 승소하더라도 법원이 인정하는 손해액 비율은 17.5%에 그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대형 로펌에 맞서 수년간 소송을 이어가는 것 자체가 경영에 치명적인 부담이 된다.
현재 중소기업의 기술보호 역량지수는 49점으로, 중견기업 수준인 70점에 한참 못 미친다. 기술력은 높지만 이를 지킬 수 있는 법적, 계약적 방어 체계가 취약한 것이 한국 중소기업의 구조적 현실이다.
M&A 과정의 기술 유출, 왜 반복되는가
기술탈취가 반복되는 핵심 원인은 M&A 협상 구조 자체의 정보 비대칭에 있다. 인수 후보가 기술실사(Due Diligence)를 요청하면, 매각 측은 기업 가치를 입증하기 위해 핵심 기술 정보를 공개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개된 기술 정보에 대한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의 한계는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 입증 책임의 불균형: 기술탈취 피해를 주장하는 중소기업이 모든 입증 책임을 진다. 피해 기업들은 "기술 제안 사실과 유사성을 입증하면 대기업이 독자 개발 과정을 직접 증명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 무형자산 보호의 사각지대: 특허나 소스코드 외에 AI 알고리즘, 데이터 로직, 운영 노하우 등 무형의 핵심 역량은 법적 보호 대상에서 벗어나기 쉽다
- 장기 소송에 의한 소모전: 대기업이 대형 로펌을 동원해 소송을 장기화하면 중소기업은 자금과 경영 체력이 먼저 소진된다
정부 제도 개선과 함께 달라지는 M&A 환경
정부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핵심 변화는 기술보호 범위의 확대다. 기존에는 거래 성사 이후에만 적용되던 기술보호가 앞으로는 협상, 상담 등 거래 이전 단계까지 확대된다. 이는 M&A 실사 과정에서의 기술 유출에 대한 법적 보호 근거가 마련된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제도 개선 내용은 다음과 같다.
- 기술자료 요구 시 서면 명시 의무화: 어떤 기술 정보를 왜 필요로 하는지 서면으로 명시해야 한다
- 거래 종료 후 기술자료 반환, 폐기 의무화: 협상이 결렬되면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반환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 아이디어 원본증명제도 도입: 기술의 원래 소유권을 사전에 증명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 과징금 강화: 기술탈취 적발 시 최대 50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
기술을 지키는 M&A, 자문사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
제도 개선은 긍정적이지만, 결국 기업 스스로가 딜 과정에서 기술을 지키는 전략을 갖추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M&A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 단계별 정보 공개 전략: 기술실사 초기에는 개괄적 정보만 제공하고, 딜의 진행도에 따라 핵심 기술 정보를 단계적으로 공개한다
- NDA(비밀유지계약)의 실질적 강화: 표준 NDA가 아닌, 기술 범위, 사용 목적, 위반 시 손해배상액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맞춤형 NDA를 체결한다
- 기술 가치 평가와 보호를 동시에 설계: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술을 공개하되, 동시에 공개 범위와 방식을 통제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한다
이러한 전략은 M&A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전문 자문사의 도움 없이는 실행하기 어렵다. 브릿지코드 M&A센터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PMG 출신 30명 이상의 기업금융 전문가가 연간 2,500건 이상의 M&A 문의를 처리하며, 4.18조 원 이상의 자문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의 기술 가치를 극대화하면서도 핵심 역량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딜 구조 설계가 가능하다.
기술력이 곧 기업의 생존인 시대, M&A를 고민하고 있다면 비밀유지를 최우선 원칙으로 하는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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